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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다루기.
작성자 : 이종호  |  2015-11-23 00:24:07

최근에 많은 연예인들이 공황장애 때문에 고생한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그래서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서 많이 알려진 편입니다. 1990년대만 해도 공황장애를 앓는 분이 정신건강의학과의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수 차례의 공황발작과 그로 인한 응급실 내원. 여러가지 검사와 당연하지만 정상적인 소견 등등의 과정을 거친 후에 공황장애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한두번 공황발작만 있어도 정신건강의학과를 내원하는 게 보통이고 처음 진료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증상에 대해서는 대충 다 알고 오십니다. 이런 점은 강박장애와 많이 대조가 됩니다. 강박장애는 대체로 발병한 후  7, 8년 정도가 지나야 병원을 찾습니다. 

 

공황장애는 정확한 진단은 DSM-5 라는 진단 기준 책자를 참고해야 하지만 임상적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공황발작이 있고, 그로 인해 다시 공황발작이 생길 것을 불안해하는 예기불안이 생기고 이 예기불안 때문에 생활 반경이 매우 좁아지고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공황발작에 대처하는 안전행동을 합니다. 

 

사실 공황발작은 매우 무섭습니다. 저도 한번 여행을 가서 절벽에 있는 도로를 주행하다가 공황발작이 생겨서 너무 공감이 됩니다. 당시에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겼는데, 차를 제대로 몰 수가 없어서 엉금엉금 가는데 해안가의 절벽을 낀 도로라서 갓길도 없고, 일방통행이라 세울 수도 없었던 길이었습니다. 대략 10분 정도를 그렇게 가고 나서 겨우 차를 옆으로 세울 수가 있었는데 그 시간이 10분이 아니라 10년은 되는 듯 했습니다. 10분이나 더 운전을 했으니 아주 심한 발작은 아니었네요. 그래도 몇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렇게 무서운 공황발작은 사실 물지 않고 짖기만 하는 허풍선이 개처럼 그렇게 다루기 힘든 증상은 아닙니다. 약물 용량만 잘 조절이 되면 대개 2,3주 내에 증상은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공황장애에서 벗어나서 편하게 사는 건 대개 몇달에서 몇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물론 나중에는 증상이 심하지도 않고, 주관적으로 불편해하는 마음도 크지 않지만요. 

 

그럼 더 무서운 것,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건 예기불안과 그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숨고, 있지도 않은 위험에 대해 대비를 하는 안전행동입니다. 이 녀석들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아무 일도 없어도 안심하지 못하고 삶을 누리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치료해야할까요? 

 

첫번째는 약물치료입니다. 증상이 심해질수록 그 끔찍한 기억이 몸과 뇌에 각인이 됩니다. 공황발작의 경험은 일종의 트라우마 기억입니다. 트라우마는 차근차근 따져서 정리되지 않은 채 감각적인 정보의 홍수를 이루는 기억입니다. 이는 비슷한 단서만 있어도 소나기처럼 그 사람의 불안중추와 자율신경계를 강타합니다. 한번 올 때마다 더 뇌는 공황에 빠집니다. 그래서 우선 약물로 급한 불은 꺼놓아야 합니다. 약물의 조정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사람마다 다르고 마술사의 비밀 같은 거라 여기서는 이정도로 줄이겠습니다. ^^

 

두번째는 스트레스 요인의 조절입니다. 공황발작이란 아무런 외적인 유발요인이 없어도 발생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특히 더 잘 생기게 하는 이유들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스트레스입니다. 두번째는 과로, 그 다음은 음주와 흡연, 그리고 속이 더부룩해지는 중국음식도 흔한 이유입니다. 이런 분들 중 대표적인 분들이 마감시간이 있는 일을 하는 분들입니다. 한동안 제게 건축사무실이나 회계 사무실에 근무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분들 보면 건축허가 받거나 세무 신고 시즌에는 스트레스 받고, 집에도 못가고, 담배 뻑뻑 피워대고, 그냥 짜장면 시켜먹고 끝나고 나면 술한잔 합니다. 이러면 공황발작은 마른 장작에 불티 일 듯 찾아옵니다.

 

세번째는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훈련을 해야합니다. 자율신경은 대뇌의 말을 듣지 않고 자율적으로 즉 자기 맘대로 활동한다고 해서 자율신경입니다. 자율신경은 위기를 맞아서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그에 대처하게 해주는 교감신경과 위험한 순간이 지나고 푹 늘어져서 쉬면서 에너지를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부교감신경이 있습니다. 공황발작이란 교감신경이 폭발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니, 그 반대가 되는 부교감신경을 강화시키는 훈련을 해주면 도움이 되겠지요? 이런 운동에는 유산소 운동이나 명상하면서 호흡훈련하는 게 포함됩니다. 제대로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흉내만 내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제대로 해주면 훨씬 효과는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지의 변화입니다. 요즘에는 인지치료가 유행입니다. 저도 15년 정도 인지치료를 해보니 효과가 큽니다. 이 자리에서 자세한 얘기를 다 할 수는 없지만 한가지만 확고하게 다잡으면 됩니다. 그건, 

 

 "공황증상의 발생은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일단 왔더라도 그 결과는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어서 언제올지 모르는 공황발작을 막거나 피하려 하면 가능하지 않은 노력을 하거나 모든 걸 다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고립되어서) 절대 하면 안됩니다. 다만, "그게 와도 내가 편하게 넘길 수 있어"라는 생각만 할 수 있으면 됩니다. 그러면 공황발작이 끔찍한 트라우마, 내가 절대 겪어서는 안되고 어떻게든 도망치고 막아야할 트라우마의 지위에서 내려옵니다. 대신 분명히 힘들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가 충분히 다룰 수 있어서 '그냥 귀찮고 짜증나는' 마치 여름날 낮잠 잘 때 얭앵거리는 날파리 같은 성가신 존재 정도가 됩니다. 그러면 삶의 질에 큰 차이가 납니다.

 

제게 오기 전에는 10년 넘게 한달에 응급실을 서너번 가시던 분이 이런 치료를 받고 나서 1년 넘게 응급실을 안 가고, 약도 많이 줄었습니다.  제대로 하기만 하면 공황장애, 잘 데리고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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